신앙의 연륜이 적지 않은 사람들은 교회에 모이기를 힘쓰라는 목회자의 말을 숱하게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권면에 따르지 않으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는다는 투의 질책을 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교인들은 이런 저런 목적으로 교회문턱을 닳도록 밟아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교회에 모이기를 힘써야 한다는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싶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행2:46)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 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10:25)
교회에 열심히 모여야 한다는 성경의 근거는 위의 말씀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사전적인 정의를 살펴보자. 교회라고 번역된 헬라어 ‘에클레시아’는 ‘밖으로 불러 모으다’{ek(밖으로)와 caleo(부르다)의 합성어}라는 단어로서, ‘회중’, ‘모임’, ‘공동체’라는 뜻(호출된 사람들)으로 사용되고 있다. 말하자면, ‘에클레시아’라는 단어의 본래적인 의미는 특정한 종교적인 색채가 섞여 있지도 않고,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교회건물을 지칭하는 말도 아니다. 그냥 사람들의 모임(공동체)이라는 뜻에 불과하다.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8)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1:24)
종교적인 색채가 없이, 다만 특정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에클레시아’가, 우리가 알고 있는 교회라는 의미가 된 것은 위의 말씀에 의해서이다. 이는 평범한 공동체가 아니라, 예수님의 교회(내 교회), 그의 몸된 교회(예수님의 몸인 교회)로 쓰일 때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냥 교회가 아니라 예수님이 함께 하시는 교회, 혹은 예수님의 몸으로 세운 교회일 때, 비로소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동체는 무슨 목적으로 모이는가? 이를 잘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초대교회이다. 사실 초대교회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기도모임 형식으로 모였다가, 박해가 일어나자 뿔뿔이 흩어져서 가정에서 모이는 가정교회 형태로 바뀌어졌다.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세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행2:42)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3,000명의 유대인들이 회심하여 기독교에 입교하고 세례를 받았다.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모여서, 예수님을 3년반동안 따라다니면서 보아왔던 사도들로부터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배우고, 서로 교제를 나누며, 성령이 내주하기 위한 기도를 하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 바로 성령의 임재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였다.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행1:14)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행2:42)
우리는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하니(행6:4)
사도들과 120여명의 제자들은 마가요한의 다락방에서 약 10여일(예수님이 말씀하신 ‘많은 날이 못 되어‘를 필자가 추측한 날수)동안 다른 일을 전폐하고 오직 기도하기에 힘썼는데, 그 기도의 태도가 바로 헬라어로 ’프로스카르테룬테스‘이며, 이를 번역한 말이 ’오로지 기도하기에 힘썼다‘라는 표현이다. 사도들과 120여명의 제자들은 오로지 기도하기에 힘썼던 결과로, 그들에게 성령이 내려오셔서 그 뒤로는 성령의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기독교에 새로 입교한 유대인들에게 이 기도방식을 가르쳐주는 모습이 행2:42절의 내용이다. 또한 베드로가 교회에 들어온 헌금의 구제배분방식으로 머리가 아파지자, 집사들을 따로 뽑아 세우면서 자신은 기도와 말씀에 힘쓰겠다고 말하면서 쓰는 표현도 바로 위의 ’프로스카르테스‘이다. 사도들과 제자들은 기도할 때 전심으로, 혹독하게, 오로지 기도하기에 힘썼으며, 그들의 일생에 성령의 놀라운 능력이 함께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1:8)
초대교회의 교인들은 성령이 내주하는 기도를 배우기 위해 교회에 모였으며, 이런 목적으로 모일 때 비로소 예수님이 말씀하신 ‘내 교회’가 되는 것이다. 성령이 임하셔야 비로소 영적 능력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슨 목적으로 교회에 모이는가? 교회에서 시행하는 각종 예배의식에 참석하고, 교회봉사를 하며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하려고 모인다고? 그러나 가장 아쉬운 것은, 성령이 내주하는 기도를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성령의 증거도 없이, 영적 능력도 없이 무능하고 무기력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다. 성령이 함께 하는 영적 능력이 없는 교회는, 예수님의 교회가 아니라 기독교를 표명하는 종교집단일 뿐이다. 성경은 그런 종교건물을 예수님의 몸된 교회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성령이 내주하는 기도를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아서,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교회에 모이기를 힘쓰라는 권면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허접스러운 말인지 잘 알고 계시기를 바란다.
출처 : 다음카페 크리스천 영성학교, 글쓴이 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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