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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마당**/천국미술관

2015년의 유월절

by With Lord 2015. 4. 22.


3월 마지막 주간 이유를 알 수 없는 옆구리의 고통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오른쪽 갈비뼈가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진통제를 받아왔지만 통증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거동이 어려워 주일예배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이전에 닥쳐왔던 무서웠던 고통의 날들이 생각났습니다.

-주님, 무엇을 말씀하려고 하십니까? 저는 연약한 자입니다. 저의 죄들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중에 선교사님께 이 달 분 선교비를 보내지 않았다는 느낌과 함께 마음속에 몇 번씩이나 사인이 왔던 것을 기억해 냈습니다. 아내에게 선교비를 보내었느냐고 물었습니다. 다른 일들로 바빠 미루다보니 아직 보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선교비를 제 때에 보내지 못한 것이 주님의 옆구리의 창상처럼 아파하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회개를 촉구하는 주님의 눈동자가 느껴졌습니다. 저녁 기도시간에 통곡하며 주 앞에 엎드려졌습니다.

마치 나의 의로, 나의 힘으로 선교비를 보내는 것처럼 자고해진 나의 모습이었습니다. 내게 있는 것, 내가 소유한 모든 것은 다 주님이 주신 것입니다. 내 것이 아무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사이에 내가 주인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어느 교회의 선교부서에 있을 때, 임의로 선교비를 중단하거나 전용하던 어느 목회자를 보았습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그분의 비참한 최후를 목도하며 충격을 받고 그 교회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전선에 군사를 투입해 놓고 담당부서가 제때에 보급선을 보내지 않는 다면 군사재판에 회부되어 최고형량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청지기는 주님이 임명한 공인입니다. 두려움이 임하였습니다. 뒤를 이어 다른 죄들, 교회의 일들을 판단하고 불평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은 최상의 것들입니다. 지금의 교회가 그렇습니다. 고난 주간 옆구리의 통증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내 마음이 깨어졌습니다. 

내가 소속 된 교회에 대한 나의 자세가 바로 하나님을 향하는 자세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대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교회를 위한 기도자를 기뻐하십니다. 회개는 기도의 자리로 돌아가 내 삶을 하나님의 목전에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내 안에 주님을 진실로 두려워하는 기본이 있음을 감사하며 눈물의 회개 시간들을 보내었습니다.

고통은 이주동안 계속되었습니다. 천국 미술관에 그림과 글을 올린지가 한 달 가까이 되어갑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주님이 주시지 않으면 글과 그림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압니다. 고난주간 저녁 금요성찬 예배에 참석하기 위하여 교회에 갔습니다. 찬양이 퍼지는 교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은혜의 파도가 나를 덮었습니다.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들아, 2015년, 너를 위한 유월절이다.

성찬과 함께 마음에 울려 퍼진 주님의 음성이었습니다. 이토록 진한 감동의 예배를 드려본 지가 몇 년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옆구리의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그 동안 중단되었던 그림을 생각할 때 푸른 대양에서 끓어오르는 수십만 마리 정어리떼의 군무(群舞)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생태계의 비경, 피쉬 볼(FISH BALL), 이 그림은 고난주간을 거치며 내 옆구리의 통증 가운데서 태어났습니다.

빛나고 고은 신부의 대열에서 생명의 질서에 순종하는 삶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신부를 향한 주님의 손길은 점점 긴박하고 정밀해지고 예리해져 가고 있습니다. 오직 자기를 살펴 죄를 씻으며 자아를 파쇄하며 유월절 어린양의 피의 반경 안으로 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묻기를 네 두 팔 사이에 있는 상처는 어찌 됨이냐 하면 대답하기를 이는 나의 친구의 집에서 받은 상처라 하리라.(슥13:6)

-땅의 티끌 가운데서 자는 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깨어나 영생을 받을 자도 있겠고 수치를 당하여서 영원히 부끄러움을 당할 자도 있을 것이며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12:2-3)


[출처] 2015년의 유월절|작성자 브살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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